POSTED: 2/18/2026
작성 시점은 2026년 2월 18일, 시즌 2가 출시된지 하루가 지난 시점입니다.
몇 시간 찔끔거리다 한두줄 찌끄래기 같은 불만만 싸질러놓은 분들 덕분에 한동안 안쓰던 리뷰 쓰게 됩니다.
일단 저는 CD판 1942가 나온 이후 1943, 히어로즈를 제외한 모든 시리즈를 즐겨왔던 배틀필드 팬이고, 캐주얼, 택티컬 가릴 것 없이 왠만하면 다 먹어보는 FPS 장르 광팬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나왔던 배필 시리즈를 곱씹어봤을 때 비추박을 게임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 저는 추천/비추천 중에는 추천으로 올렸고, 세부적인 요소들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는 100점 중 85점 정도 주는 게 적절하다고 봅니다.
약 300시간 정도 플레이 했을 때의 감상으로 그래서 지금 살만하느냐 아니냐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아래 글들이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아래 리뷰 글은 멀티플레이 / 싱글플레이/ 총평 등으로 나눠서 말씀 드리려 합니다. 배필의 핵심인 멀티플레이는 긍정적인 점, 부정적인 점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멀티플레이 - 긍정적 요소(파괴 효과, 총기/장비 플레이, 그래픽, 사운드)
이전에 나왔던 2042가 실망을 넘어 참사 수준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했었던 점을 떠올려보면,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미안한 '환골탈태'한 게임이라고 평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배틀필드의 핵심 요소인 파괴 효과, 건플레이, 탑승 장비, 그래픽(특히 그간 배필의 열악했던 실내 디테일), 사운드 등은 역대 시리즈 중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먼저 파괴 효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파괴 효과가 시리즈 중 최고라고 평가한 점에 대해서 이의가 있으실 수도 있는데, 맵상의 오브젝트 파괴는 무조건 다 작살나는 게 좋은 게 결코 아닙니다. 맵의 레벨 디자인, 의도, 플레이어의 샌드박스 플레이 경험 등을 모두 고려한 적절한 파괴 수준이 배합됐을 때 이 효과를 '즐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4 시절에는 더 나았다"와 같은 헛소리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추억 보정 그만하시고 지금 다시 설치해서 플레이해보십시오. 3에서 5로 이어지는 동일 라인의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으로 구현한 배틀필드 역시 각각 작품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맵의 핵심 구성을 이루는 건물과 오브젝트들은 파괴되지 못하도록 설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이미 많은 분석 영상들이 올라와 있지만, 배필6의 파괴 수준은 전작들, 특히 바로 이전작인 2042와는 전혀 비교할 수준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3, 4, 1, 5, (하드라인)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전통의 파괴를 더욱 극적인 효과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맵의 구성과 잘 배합돼 있습니다. 특히 이스트우드 등 특정 맵의 경우 지도상에 위치한 건물의 90% 이상을 파괴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전체 파괴' 역시 추후 맵의 스케일이나 구조에 따라서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건플레이입니다. 배틀필드 시리즈는 사실상 2 이후로 콜옵의 그것을 많이 모방하고 심지어 따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매번 실패했었습니다. 가장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건 3편이었고, 그 모방의 가장 망한 버전이 바로 이전작인 2042였죠. 이번 작의 건플레이는 '따라 하는 것 이상'의 감칠맛을 보여줍니다. 배필 시리즈에 친숙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모던워페어(2019)와 유사하지만, 조금 더 묵직한 맛이 가미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총기별로 개성 있게 구현된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고, 오브젝트 간 이동, 엄폐 등에서 어느 하나 막히지 않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부족함에도 계속해서 돌아오는 이유의 절반은 그냥 '쏘는 맛'일 정도로 캐주얼 FPS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맛이 없을 수 없는 그런 경험입니다. 현대 캐주얼 FPS의 창시자라고 봐도 무방한 빈스 잠펠라(RIP)가 디렉팅한 게임답게 기본적인 맛에 대해서는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탑승 장비에 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 합니다. 특히 MBT, IFV와 같은 지상 장비의 묵직함과 타격감은 그 어느 시리즈보다 우수합니다. 전체적인 게임 기조가 역대 시리즈 중 공중 장비보다는 지상 장비에 가장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공중 장비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이번 작품은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다른 작품보다 기동 가능한 공역이 매우 협소하게 설정돼 있고(전 맵에 걸쳐서 그렇지만 특히 뉴 소벡 시티가 심각합니다), 전투기(공격기 포함)가 등장하는 맵이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특히 시즌2에서 추가된 맵인 '오염'은 공중전이 충분히 가능한 규모의 맵임에도 불구하고, 전투기를 추가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아쉽고 실망스럽고 또 의아한 부분입니다.
또한 탑승 장비의 커스터마이징은 시리즈 중 가장 피상적이고, 수준이 낮습니다. 심지어 전투기의 경우에는 기본 옵션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추가 장비 옵션이 전무합니다. 예를 들어 회피 기동 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라고는 모든 공중 무기 통틀어 플레어뿐이고 3, 4에 존재했던 ECM 재머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이에 공중 장비, 특히 전투기를 즐겨 모시는 분들에게 이번 작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세 번째로 그래픽과 사운드입니다. 전체적인 요구 사양 자체가 높지만 배틀필드 시리즈라면 실망시키지 않는 두 가지 요소인 그래픽, 사운드는 이번 작품도 매우 훌륭합니다. 레이트레이싱 등 성능 딸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게임 자체가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소 아쉬울 수도 있으시겠지만, 그래픽 자체의 디테일, 특히 배틀필드가 그간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아왔던 맵상 오브젝트, 실내 구조물에 대한 디테일 수준이 전작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그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습니다. 최적화도 3~5 당시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운드... 사운드는 두말할 것 없이 최고죠. 특히 시리즈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오디오 믹스를 '워테이프'로 두시고 진정한 귀르가즘이 뭔지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긍정적인 면을 종합하자면, 게임 자체의 코어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들은 모두 90점 이상의 S급 게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특히 배필 3~5 당시 시리즈를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번 작품에서 그간 배필이 쌓아 올린 노하우들이 어떻게 종합되고 표현되는지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부정적 요소(맵, 메뉴 UI, 서버 브라우저, 시즌 콘텐츠)
가장 먼저 이번 배필6는 맵 디자인에 있어서 그전 작품들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전체적인 구조 자체는 시리즈 전통의 AB/C/DE 개념의 컨퀘스트 구조를 따라가지만, 문제는 그 형태가 모든 맵에 걸쳐 지나치게 정형화돼 있고 무엇보다 배틀필드 시리즈의 핵심인 샌드박스 경험을 제한하는 크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플레이 가능한 맵은 12개인데(사실상 세인트 쿼터를 제외하면 11개) 특정 맵들을 제외하고는 플레이하며 '어딘가 비슷한데'라는 느낌을 계속해서 받을 수밖에 없는 디자인으로 돼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플레이어가 우회를 하거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대부분의 맵에서 찾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맵들은 공통적으로 과도하게 선형적 구조로 돼 있어 과거 배틀필드 시리즈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다양한 맵 구성(예를 들어 한쪽 진영이 상륙함에서 거점을 하나씩 점령하는 구조-걸프 오브 오만 등)은 이번 작품에서 아쉽게도 만나볼 수 없습니다. 좋게 말하면 밸런스 잡힌 맵, 치열한 교전이 상시 벌어지는 구성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대부분의 분들께서 장기간 플레이 시 피로감과 지루함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카이로 공성전, 이베리아 공세 등이 대표 적입니다. 맵의 컨셉, 디자인 자체는 크게 상이하지만 결국 두 맵은 극단적인 AB/C/DE 공식에 충실한 맵으로 사실상 동일한 틀을 제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차후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이와 같은 맵의 단조로움은 극복될 여지가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맵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또 메뉴 UI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FPS 게임들에 역병처럼 퍼지고 있는 넷플릭스 스타일의 타일식 메뉴 UI는 진짜.. 한숨만 나옵니다. 특히 PC 플레이어라면 메뉴 하나하나를 넘길 때마다 짜증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기본이고,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어디를 들어가서 또 들어가야 하며 찾아야 하는 그런 지저분한 UI 경험을 제공합니다. 대표 모드들이 전면에 배치돼 있는 것이 아니라 한번 하고 유기할 쓰레기 같은 타임 한정 모드들이 떡하니 상위에 자리하고 있어 처음 하시는 분들은 '이게 뭐지?' 하며 UI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실 게 눈에 선할 정도입니다. 반면 인게임 UI는 괜찮습니다.
또 배틀로그에서 잘 굴려먹던 서버 브라우저를 오토 매칭 시스템으로 대체했다는 점 역시 부정적 요소입니다. 특히나 오토 매칭 기준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아둬서 이 점이 더 부각됩니다. 아시아 지역 매치 기준을 어떻게 잡아둔 건지 오전~낮 시간대에 분명히 충분한 수의 유저가 플레이 중임에도 불구하고 많아야 상대 팀 포함 총 8명이서 봇과 함께 게임을 시작하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는 서버 브라우저인데, EA가 돈 드는 그런 기능 따위 제공할 리 없죠. 또 매치 시스템도 자신이 원하는 모드, 맵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호하는 모드, 맵'을 선택하는 방식인데, 내가 내 돈 주고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걸 막아둔 기분이라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포탈 서버가 있긴 하지만 봇 파밍을 방지해둔다고 획득 가능한 경험치를 막아둬서 사실상 의미가 없는 상태라 서버 브라우저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끝으로 시즌 콘텐츠입니다. 배필6는 출시 이후 시리즈상 가장 많이 팔린 작품임과 동시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몸에 받으며 성공적으로 데뷔했습니다. 다만 역시나 EA는 2042에서 배운 게 없는 듯합니다. 시즌별로 최소 2개 이상의 맵을 '시즌 론칭 첫날부터'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도 모자랄 판에, 맵을 하나하나, 사골 부서지도록 육수를 우리듯 거의 60일에 걸쳐 나눠서 출시합니다. 추가되는 맵 자체의 디테일이나 구성은 초기 맵들보다 훨씬 낫습니다만(그래봤자 이스트우드, 오염뿐), 콘텐츠 소모 속도에 비해서 배틀필드 플레이 경험의 핵심인 맵 업데이트 속도가 너무도 느립니다.
EA가 쑤셔 넣고 있는 라이브 서비스는 뭐 같기 그지 없습니다. 배틀패스와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BF PRO'는 거의 3만 원 주고 팔아먹으면서, 몇 개월에 한 번 있는 시즌 업데이트에 맵 두 개? 할 말이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코어 플레이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시즌3에서조차 맵 2개에서, 그것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추가하면 게임 잘 만들어놓고 1년도 안 돼서 자신들 스스로 유기하는 게임이 되고 말 겁니다. 돈 잘 뽑아먹을 수 있는 작품 개발해놓고, 지들 스스로 무덤 파는 꼴이 봐줄 만하기도 하고, 이번 작을 즐기는 플레이어로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총평
배틀필드 시리즈를 좋아한다 = YES
캐주얼 FPS(모던워페어19 이후 콜옵 포함)를 좋아한다 = YES
*적정 할인률: 30% 이상
배필 1942, 2 같은 올드 시리즈를 좋아한다 = NO
전투기 즐겨타는 공중전 유저다 = NO
택티컬 FPS를 바란다 = NO
*적정 할인률: 50% 이상
결론적으로 보자면, 기본적인 게임 코어 자체는 아주 탄탄하나, 이를 빛낼 수 있는 콘텐츠와 UI가 점수를 깎아먹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조금 더 진득하게 즐기시고 싶다면 시즌 3~4정도까지 기다리시고 반값 정도에 구매하시길 추천하고, 현 시점에서는 최소 30% 이상은 할인 받고 구매하시고 플레이한다면 후회는 없으실 거라 봅니다.
어쩌다보니 이 얘기 저얘기 많아졌는데, 궁금하신 점 댓글로 달아주시면 플레이한 경험과 아는 선 내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구매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도움됨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