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액세스에서 시작했다면 1.0 내지 2.0 부근에선 지금보다는 더 자연스러운 동선에 적은 버그와 확장됐을 만한 시스템도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콘텐츠의 가능성과 디테일면에서 기대에 비해 아쉬움이 컸고, 준비가 덜 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수치가 어떻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최소화된 피드백만 존재하는 상태로 싱겁게 마무리되는 전개도 현실성과 무책임함 사이 어딘가에서 맴도는 느낌이 강했기에, 추천 여부에 있어서는 고민이
(진짜 많이) 됐습니다.
결국 검문 시뮬레이터 게임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테마이면서, 동시에 저점의 기준으로 깔아두는 의미의 추천으로 쓰긴 합니다만,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가장 큰 장점은 당연히 다양한 검사 장비를 활용해서 '축출'해 내는 것. 그리고 그에 맞춰 콘셉트상 비윤리적인 실험이 강행되거나 생존자 및 감염자에 대한 무서울 정도로 과감하고 강제적인 처리 방식은 썩 테마에 맞게 괜찮은 편이었지만 '먹이'나 '낙서'와 같은 불필요한 시스템을 대체할 요소는 많아 보였습니다. 갈수록 캠프의 활용은 전무하고, 업그레이드의 의미도 점차 옅어집니다. 어느 순간 조용해지는 퀘스트 알림과 더불어 산 채로 죽어있는 듯한 NPC들과의 공존은 영 썰렁한 느낌이 들며, 이 모든걸 혼자 수행하는 동안 정신없음 보다는 갑갑한 느낌이 더 많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무언가 건네주는 친구라도 없었다면 진작에 껐을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부류를 다룰 것 같은 감염자들의 증상은 새로 등장한 검식 장비 쪽으로 쏠려있는 편이고, 연구와 증상 구분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약간의 오해나 이동하며 중복되는 동선, 지겨울 정도로 계속되는 검사 환경과 늘 단 한 개뿐인 이벤트를 거쳐 '이 모든 건 사실 어떻게든 지나가게 된다'는 걸 깨닫고 마침내 감염자가 보이자마자 제자리에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까지 느릿하고 철저한 검문이 이어집니다.
'감염자를 그냥 통과시켜 버린다면? 우리 중 잠복 감염자가 섞여 있다면? '짐승'우리는 멀쩡한지? 내부로 들어오는 좀비들은 얼마나 위협적인지? 내부 생존자들이 필요한 밀수품은 없는지? 반란은? 사고는? 이 넓은 게시판에 또다른 지침은 없는지?' =
'어차피 보내버리기' '약간의 희생으로 해결' ... 모든 부분에서 이렇다 할 일은 일어나지 않고, 안전함을 넘어서 심심할 정도로 해결되며,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쓸 게 없습니다. (무한모드에 모든 걸 걸어놓고 온 걸까요?)
미니게임처럼 제공되는 캠프 내부 좀비 술래잡기와 드론을 활용한 디펜스도 분명히 하루종일 이어지는 검문에 약간의 환기를 시켜주는 요소이지만, 생각보다는 밋밋했습니다. 약간의 공포 무드로 패널티가 존재하는 한밤중의 습격을 1인칭으로 대비하며 긴장감을 준다면? 습격 이후 철망 수리나 함정 설치를 직접 했다면? 내부의 쥐잡기보다는 흥미로울 것 같은 방금 생각한 아이디어는 왠지 쉽게 업데이트될 수 있을 것 같은 흐름이지만 희망일 뿐이고, 검문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됩니다.
어떤 의미에선 굉장히 차가운 게임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환경의 한계가 정말 뚜렷한 시뮬레이션을 최우선으로 유지하면서 뭔가 할 듯하다 그냥 끝내버리는 선택을 했기 때문인데, 이 시크한 게임의 무드를 맞추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엔딩 이후 총알이 닿는 모든 npc와 생존자를 살해하고 차가운 파라다이스를 완성해 내는 것 뿐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또 다른 검문소가 세워진다면 정말 좋겠네요.
반복적인 작업에 내성이 강하고, 페이퍼류 게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관대한 게이머들 외에는 플레이를 굳이 권할 정도의 게임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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