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12/24/2025
이 블랙홀은 왜 주변에 있는 것들을 스스로 먹지 못하고, 플레이어가 잘게 부숴서 입에 넣어줘야만 먹을 수 있을까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블랙홀을 위해 직접 행성을 부숴 입에 넣어주며, 블랙홀을 점점 더 거대하게 만들어 가는 증분형 아이들러 게임입니다.
저도 다른 리뷰를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이들러 장르에는 클리커나 방치형 외에도 증분형(Incremental)이라는 장르가 존재합니다. 방치나 클릭을 통해 숫자를 차곡차곡 쌓고, 그 수치를 키워 가며 기능을 해금해 나가는 게임들을 통틀어 증분형 아이들러라고 부른다네요. 이 게임은 방치가 불가능하고 플레이어가 직접 클릭을 할 수도 없지만, 플레이를 통해 숫자를 쌓아 다음 기능을 해금해 나가는 구조의 증분형 아이들러 게임입니다.
게임은 아주 좁은 범위와 약한 데미지를 가진 상태로 시작합니다. 작은 소행성들을 하나하나 직접 부수며 블랙홀을 키워 나가고, 그 과정에서 재화를 획득하게 됩니다. 한 판이 끝날 때마다 모은 재화로 새로운 노드를 해금한 뒤 다시 플레이를 반복하는 방식이며, 다른 증분형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한 라운드가 종료되면 최소 한 개 이상의 업그레이드가 보장됩니다.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은 약 2시간 정도로 지루해지기 전에 깔끔하게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에필로그 도전과제가 존재해 그 상태로 조금 더 진행해야 합니다.
단점이 몇 가지 있다면, 추가 기술이 광역으로 퍼지는 번개와 일직선으로 뻗는 광선, 그리고 원형으로 폭발하는 슈퍼노바 이렇게 세 가지뿐이라 기능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구간 없이 전반적으로 천천히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러 게임들과 비교하면 쾌감 요소가 생각보다 적게 느껴집니다.
또한 게임의 방향성 역시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개발진은 메인 모드는 이 상태로 마무리하고, 이후에는 서브 모드를 중심으로 업데이트를 이어 갈 예정으로 보입니다. 메인 모드를 플레이하는 데에는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이후 도전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른 서브 모드들을 플레이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서브 모드들이 모두 메인 모드의 축소판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현재 제공되는 서브 모드로는 빠른 플레이, 미니 챌린지, 라인 모드, 젠 모드가 있으며, 앞으로도 약 6개의 모드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드들은 메인 모드의 앞부분을 짧게 잘라낸 수준에 가깝습니다.
빠른 플레이 모드는 이름과는 달리 성장 속도가 크게 빨라지거나 폭발적인 쾌감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초반 구간을 단순히 짧게 압축해 놓은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성장한다는 인상보다는 메인 모드의 앞부분을 그대로 반복 플레이하는 기분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모든 서브 모드들이 빠른 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메인 플레이의 앞부분을 잘라 놓은 수준에 그친다는 점과, 앞서 언급했던 추가 기술들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공격력이나 범위 같은 수치 증가 노드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플레이 방식에 변화가 없고, 굳이 서브 모드를 따로 플레이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젠 모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시간 제한이 없는 대신 노드도 없이, 1데미지를 주는 기본 공격만으로 3의 체력을 가진 소행성 1,000개를 부숴야 하는 모드인데, 이 모드를 왜 넣어 두었는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듭니다. 다른 서브 모드들 역시 메인 모드의 반복에 가깝다고 느껴져 크게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젠 모드만큼은 특히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보다는 순수한 시간 낭비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예고된 서브 모드만 해도 이미 6개가 넘고, 이 모드들 역시 모두 도전과제가 추가된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데, 부디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나오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브 모드를 계속 추가하기보다는 메인 모드의 노드나 시스템을 더 확장하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메인 모드의 앞부분을 잘라 노드를 축소한 뒤 새로운 모드처럼 만드는 방식보다는, 이미 완성된 메인 모드를 더 보강하고 깊이를 늘리는 쪽이 게임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이 게임은 메인 디쉬는 평범하고 무난했지만 그래도 나름 맛있었던 반면, 이후에 나온 서브 디쉬와 디저트가 전혀 맛이 없어 전체적인 경험을 훼손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메인 모드만 플레이했을 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했지만, 모든 콘텐츠를 전부 플레이하고 난 지금 시점에서는 평가가 많이 흔들립니다. 일단 평가 자체는 추천이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추천드리기는 어려운 게임입니다. 서브 모드를 제외하고 메인 모드만 플레이하실 분들께는 추천드릴 수 있지만, 도전과제 때문에 모든 모드를 전부 플레이해야 하는 도과러 분들께는 단호하게 비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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