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10/30/2020
소울 시리즈와는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 시스템 등을 가지며, 성공적인 차별점으로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
한 번쯤 해볼 만한 게임이기에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지표를 제공하고자 평가를 남긴다. 당사의 소울본 시리즈를 클리어하며 재밌다고 느꼈다면 이런저런 평가글 볼 것 없이 고민할 것 없이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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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소울 시리즈를 뛰어넘는다고도 평가받는 세키로이나, 발매 초기엔 지금처럼 다수가 그 평가에 동의하진 않았다. 주관적인 경험 위주로 적어나가며 접근 방식에 따라 세키로의 재미가 극명히 갈릴 수 있다는 개인적 경험을 강조해 설명하고자 한다.
게임 장르는 3인칭 액션으로 이제는 게이머들에게 익숙할 '소울라이크' 한 단어로 설명이 끝난다. 소울류 게임이 처음이라면 어렵지만 절묘한 난이도 조절로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성취감이 상당한 게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진행은 주인공이 적들을 썰어나가며 성장하는 형식으로 실제로 플레이어 본인도 점점 강해진다.
이렇듯 소울 시리즈에 이어 출시된 세키로가 세계관만 다른 게임이었다면 그냥 닌자소울 뭐시기로 불렸을 것이다. 세키로가 세키로로 남는 이유는 기존 프롬 게임과 확연히 다른 고유 시스템들에 있다. 이 고유 시스템을 처음 마주하는 플레이어는 소울류 입문자든 경험자든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소울류 경험자라고 해서 무조건 적응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며, 되려 적응에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기본 주 무장이 칼 한 자루, 도복 한 벌로 끝이라는 점이다. 보면 아는 걸 뭐 그리 대단한 듯 말하나 싶으나, 이로 인해 세키로의 진행은 다크소울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다양한 보조 무장의 도움을 받기는 하나, 플레이어의 기본 공방과 응용이 순전히 칼 한 자루에서 비롯되는 세키로의 세계에서 결국 주인공이 믿을 건 쿠사비마루 한 자루뿐이다. 이는 체간+인살(공)& 튕겨내기(방) 로 이어진다. 해당 시스템의 상세 내용은 위키나 영상을 참고하는 게 이해가 빠를 것이나, 스포에 극히 민감한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1. 유저나 적이나 HP와 체간(피로도)이 있고, 체간은 천천히 회복된다. HP든 체간이든 관리가 안 되면 위험하다.
2. 공격을 가드하면 HP는 지켜지고 공방 양측 체간이 쌓인다. 내 가드 타이밍이 정확할수록 공격한 쪽의 체간도 많이 쌓인다.
3. 체간이 최대치까지 쌓이면 치명타(인살)에 노출된다.
로 설명 가능하다. 이 외에도 진행과 액션에 깊이를 더하는 로프 액션, 스킬과 닌자 의수(보조무장)가 있으나 적응이 어려운 요소들은 아니다.
요약하면 결국 칼 한 자루로 공방을 펼치는 구조로, 단순한 칼싸움의 어디에 재미 요소가 있는지 의아할지도 모른다.
클리어한 사람들은 알 거다. 이 손맛 하나만으로도 세키로는 좋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소울류 잡기 손맛의 배 이상이다. 상대와 합을 주고받는 손맛이 글로는 가히 설명할 수 없다. 특히 중간&메인 가릴 것 없이 인간형 보스가 많은 세키로이기에, 플레이어가 패턴을 익혀나가며 보스와 힘의 균형이 비슷해질수록 이 재미가 극대화된다. 분위기 있는 배경 아래 들려오는 청명한 금속음에는 상당한 중독성이 있다. 필자는 이 소리가 주는 긴장감에 중독되어 회피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패링을 한다. 설명이 어려운데 숙달되고 나면 리듬 게임을 하는 느낌마저 든다.
다만 소울류 경험자가 특히 주의할 점으로, 소울류에선 짤짤이+회피/방어의 반복에 크게 의존하며 안정적으로 HP를 서서히 깎아내는 전략이 효율적이었으나 세키로에선 꾸준히 공방을 주고받으며 체간 게이지를 누적시켜 단번에 치명타를 가하는 인살이 보다 효율적임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체력이 낮아질수록 체간 회복이 더뎌지기에 HP를 깎을수록 인살에도 유리한 건 맞지만, 어디까지나 공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깎여 나가는 느낌이지 십중팔구 체력을 다 깎기 전에 인살의 기회가 다가온다. 기존의 소울식을 고수한다면 수십에 달하는 중간&메인 보스전이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고, 합을 주고받는 손맛은 온데간데없이 피로감만이 남을 것이다.
세키로 첫 플레이 당시, 헤비 게이머인 나와 친구들은 소울본 시리즈 하던 대로 자신 있게 공략 없이 뛰어들었으나 프롬 특유의 난이도에 더해 상술한 고유 시스템 이해도의 부족이 맞물려 피로감만 맛본 채 부정적 평가와 함께 게임을 접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훗날 다시 세키로를 잡고 처음부터 도전한 이후로는 스피드런도 따라 할 정도로 재미를 붙였다. 결국 같은 사람에 같은 게임이라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그렇기에 강조하고 싶으나 망설여지는 내용은 가능한 공략 없이 게임을 진행하라는 것이다. 공략 보면서 따라하기보다 스스로 적을 넘어서고 얻는 성취감이 짜릿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게임이 막히면 짜증과 함께 공략의 유혹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물론 본인이 게임에 투자할 여유가 적어 초회차에 100% 달성을 목표로 하거나, 클리어 자체에 의의를 둔다면 그 또한 정답이다. 공략 안 본다고 상 주는 것도 아니다. 단 아시나성 본성 - 천수각 꼭대기의 첫 보스는 혼자 힘으로 격파하는 게 좋다.
스토리는 발전했다. 정확히는 스토리 자체가 아닌 스토리 전달 방식이 발전했다고 느낀다. 게임 진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의 스토리 전달이면 만족하는 내게 소울본 시리즈는 언제나 미묘한 답답함을 남겨주었다. 친구들이 게임 설정에 관심이 많고 빠삭했기에 망정이지, 혼자 플레이했다면 스토리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스토리의 대부분을 알고 난 지금도 드는 생각은, 프롬 특유의 복잡한 퍼즐 맞추기가 결코 대중 친화적인 스토리 전개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키로에선 나아졌다. 사소한 텍스트를 놓치지 않아야 스토리가 보이는 골자는 여전하나, 전달은 NPC 대사에서도 더 직관적으로, 전개는 컷씬을 통해 훨씬 직관적으로 변했다.
게임 분위기와 조작도 좋았다. 특히 게임 패드로는 아주 천천히 스텝을 밟는 게 가능한데, 인간형 보스들을 락온하고 칼을 겨눈 채 상대를 주시하며 천천히 밟는 스텝, 스텝에 따라서 천천히 회전하는 분위기 있는 배경, 합을 주고받으며 튀는 불꽃과 금속음을 느끼고 있으면 흡사 내가 실제로 대전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착각마저 하게 되는 몰입감을 가졌다. 취향이지만 닌자 의수 의존도를 낮추고 기본기로 상대하면 더욱 몰입감이 높아진다. 대충 정공법의 참맛을 맛보면 개쩐다는 소리다.
물론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락온 버그 및 대상 초근접시 개박살나는 시점, 창모드(borderless) 미지원, 보다 상세한 진동 설정 없음(패드) 정도로, 세키로가 처음이면 모를까 프롬 게임을 여럿 했다면 사실상 되려 익숙할 만한 항목들이었다. 그래픽&최적화 면은 별다른 발전이 없지만 오픈월드에 가까우니 단점으로 꼽을 점도 아니다.
세키로는 기존 소울본류 레벨 디자인 설계를 그대로 유지하되, 액션을 극대화해 손맛을 최대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게임성과 도전과제 달성률 사이에 큰 의미를 두진 않으나, 스팀에서 어떤 게임의 100% 업적 달성률이 7.5%라는건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세키로처럼 어려운 게임이라면 더더욱.
원체 잘 뽑힌 게임이었다만 이번 201030 업데이트로 더욱 완성도가 높아졌으니, 근성 있는 게이머라면 세일을 놓치지 말고 한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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